(국제신문)김용호 기자의 환경 이야기 <6> 국내 재생에너지 사업의 현주소

현 정부 들어 외쳤던 녹색성장, 작년 투자액 G20 총액의 0.1%

지난 5년간 마이너스 성장 기록

 

이명박 정부 들어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강조했던 것 가운데 하나가 녹색성장입니다. 온난화도 경제성장의 기회로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현실에서 실제로 그렇게 됐을까요.

지난해 우리나라의 재생가능에너지 투자액은 3억3300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미국의 비영리 정책연구단체인 '퓨 채리터블 트러스트'가 이달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런 규모는 G-20 국가 가운데 15위에 해당합니다. 최근 5년간(2006-2011) 재생가능에너지 용량 증가율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6위를 기록했습니다. 43% 늘었다고 합니다. 중국이 92% 증가로 1위, 터키가 85% 2위였습니다.

이만하면 지표상, 또 순위로 따져 꽤 괜찮아 보입니다. 그래서 보고서를 다시 꼼꼼하게 뜯어봤습니다. 작년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액은 G-20 국가의 총액 2630억 달러 대비 고작 0.1% 수준입니다. 투자액은 지난 5년간 -9% 성장입니다. 작년 우리나라에 설치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1.7GW로 G-20국가 전체의 0.3%, 투자액은 2010년 대비 43%나 감소했습니다.

미국과 영국이 투자의 10%가량을 에너지효율 분야 등에 고루 투자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투자의 90%가 태양광에 집중돼 있습니다.

2009년 G-20 국가 전체의 0.02% 수준에서 많이 성장했다고 봐야할까요. 아무튼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산업의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투자가 2010년 대비 43% 감소할 때 인도네시아는 521%, 인도 54%, 미국은 42% 늘렸습니다. 우리나라가 지난 5년간 재생에너지 투자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데 비해 이탈리아는 89%, 인도네시아 53%, 중국은 36% 등 G-20 대부분의 국가에서 증가했습니다.

퓨 채리터블 트러스트의 집계를 보면 미국은 지난해 481억 달러를 투자해 2010년의 337억 달러보다 무려 143억 달러를 증액한 것으로 나옵니다. 중국은 전년 보다 5억 달러 늘어난 455억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전세계적으로는 청정 에너지 투자 액수를 6.5% 늘렸습니다.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태양광 분야의 에너지 생산 목표를 20GW에서 50GW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관심을 끄는 대목이 또 있습니다. 작년 한해 세계 각국은 태양 에너지 30GW, 풍력 43GW를 비롯해 모두 83.5GW의 재생가능 에너지 생산능력을 키웠습니다. 이는 565GW의 재생에너지 생산력을 갖추게 됐다는 의미이며, 핵발전 생산량보다 47% 많은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의 재생가능에너지 산업 전망이 쾌청한 것 만은 아닙니다. 재생에너지 산업을 이끌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각종 보조금제도가 올해말 대부분 만료됩니다. 투자를 촉진했던 정책적인 메커니즘이 사라졌을 때 투자가 계속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벌써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되는 것 같습니다.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청정에너지 투자는 작년 4분기 보다 28%가 하락해 270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 낮은 수준입니다.

그래서 재생에너지 업계는 요즘 미국 의회가 풍력발전 핵심 지원프로그램의 연장을 승인할 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2012-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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