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김용호 기자의 환경 이야기 <2> 오존층 지켰지만, 온난화는?

몬트리올 의정서의 아이러니

몬트리올 의정서는 몇 안되는(어쩌면 가장) 성공적인 국제 환경조약으로 꼽힙니다. 1989년 발효됐는데 현재 196개국이 비준했습니다. 정식 명칭은 '오존층을 파괴시키는 물질에 대한 몬트리올 의정서'입니다.

 

몬트리올 의정서 덕분에 세계 각국은 염소화불화탄소(CFC·프레온가스) 등 오존층의 파괴 물질을 규제하게 됐습니다. 1970년대 초 오존층 파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는데, 지구촌이 오존층 보존을 위해 한 마음으로 뭉쳤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한 가지 더 긍정적인 사실은 잠재적인 온실가스인 프레온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효과로 지구 온난화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입니다.

프레온가스는 주로 에어컨이나 스프레이 등의 냉매로 사용됐습니다. 프레온가스 규제로 이제는 수소화불화탄소(HFC)가 대체제로 많이 이용됩니다.

그런데 요즘 대기과학자들 사이에 걱정이 있습니다. HFC 때문입니다. HFC는 프레온가스와 성질은 비슷하지만 염소분자를 포함하고 있지 않아 오존을 파괴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잠재적인 온실가스라는 점이 걸림돌입니다. 자동차의 에어컨 등에 많이 쓰이는 HFC-134a의 예를 들면 이 물질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보다 1340배 더 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는 뜻입니다.

네덜란드의 거스 벨더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최근 몬트리올 의정서의 결과로 얻은 기후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사이언스데일리 등에 보도된 자료를 보면, 몬트리올 의정서 이후 지금까지 사용이 규제된 염소화탄화불소는 100억 t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효과와 맞먹는다고 합니다. 이는 교토의정서의 연간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5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입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몬트리올 의정서가 끼친 기후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들이 매년 10~15%씩 증가하는 HFC의 배출로 곧 상쇄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성공한 국제조약인 몬트리올 의정서가 도리어 기후변화에는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HFC는 대기 중에 약 50년 이상 존재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산화탄소보다 수천 배 이상으로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줍니다.

부경대 오재호(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이런 염려 때문에 HFC는 그야말로 프레온가스의 임시 대체제 역할에 그쳐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 여러 학자들이 HFC를 대신할 물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성공적인 국제조약이 이런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인류는 아직도 기후변화를 막을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규제장치, 교토의정서 연장과 이를 대신할 조약에 합의하는 데 이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2012-3-4 

제목 날짜
(내일신문)발전기 고장 급증.. 전력대란 키운다 2012.11.21
(부산일보) 내일 전국 5분간 소등 2012.08.23
(부산일보)[포토뉴스] "불을 끄고 별을 켭시다" 2012.08.23
(국제신문)김용호 기자의 환경 이야기 <4> 지구 온난화…그 '불편한 진실' 2012.06.07
(조선비즈)전력예비력 400만,kW대로 급감.. 올 겨울 블랙아웃 우려감 커져 2012.11.21
(부산일보)월성 원전1호기 '설계수명 30년 만료' 경주르포 2012.11.21
(국제신문)김용호 기자의 환경 이야기 <2> 오존층 지켰지만, 온난화는? 2012.06.07
(국제신문)김용호 기자의 환경 이야기 <6> 국내 재생에너지 사업의 현주소 2012.06.07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친환경건축물- 건축이야기( 김재연 바오로 2013.09.24 06:54 ) 2015.09.06
(국제신문)기후변화 적응에 도시 미래 달렸다 <1> 부울경 기후변화에 얼마나 취약한가 2012.06.07
'원전사고' 일본 후쿠시마 10대 女, 첫 암 의심 판정 2012.11.23
(부산일보)4㎝ 자석이 고리원전 4호기 정지시켜 "2년 전 정비 때 방치 탓" 2013.04.17
(국제신문)더 뜨거워지는 지구, 연안도시 생존 위협 2013.02.05
(부산일보)국제유가 안전판 생기나? "셰일오일" 개발 붐 2013.02.05
(부산일보)'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명칭 '한국원자력환경공단'으로 바뀐다 2013.04.17
(국제신문)김용호 기자의 환경 이야기 <7> 기후변화가 바꿔놓은 지구촌 2012.06.07
(국제신문)김용호 기자의 환경 이야기 <8> 대참사 쓰나미의 역설…모든 것 휩쓸고 생태복원 2012.06.07
(국제신문)'창원솔라타워'새 명소로 2013.03.25
"고리원전 1호기 재가동, 남겨진 의혹들 " (TV방영) 2012.09.07
(국제신문)태국,4월 전력대란 오나 2013.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