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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기후총회 놀라게 한 우루과이 ‘청정에너지 혁명’ - 한겨레(2015.12.6)

파리 기후총회 놀라게 한 우루과이 ‘청정에너지 혁명’

등록 :2015-12-06 21:37수정 :2015-12-06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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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는 세계의 대표적인 청정에너지 사용 국가로 꼽힌다. 사진은 2008년 우루과이 최초의 풍력발전단지로 조성된 동부 로차주 로마알타 지역에 있는 풍력발전 터빈의 모습이다.  로마알타/EPA 연합뉴스
우루과이는 세계의 대표적인 청정에너지 사용 국가로 꼽힌다. 사진은 2008년 우루과이 최초의 풍력발전단지로 조성된 동부 로차주 로마알타 지역에 있는 풍력발전 터빈의 모습이다. 로마알타/EPA 연합뉴스
눈길 끄는 남미의 강소국

2017년 탄소배출 88% 감축 약속

현재 전력 95% 신재생에너지서 생산
정부 보조금 거의 없이 탄소 줄여
전기값은 예전보다 더 싸져

성소수자·여성 인권 보장 등
진보적 사회 개혁도 모범적
이번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남미의 작은 나라 우루과이의 청정에너지 혁명과 진보적 사회 개혁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루과이는 현재 전체 전력의 94.5%를 수력, 풍력, 태양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이나 소비자 비용이 거의 없이 ‘탄소발자국’을 급격히 낮췄고,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전기요금이 과거보다 오히려 더 싸졌다고 우루과이 에너지청은 설명한다. 탄소발자국은 개인 또는 집단이 에너지 사용 과정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나 메탄가스 등 온실가스의 총량을 뜻한다. 또 수력발전 의존도를 낮추고 전력 생산 수단을 다양화한 데 힘입어, 가뭄에 따른 전력 부족이나 단전 사태도 거의 없어졌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이런 변화가 최근 10년 사이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2000년에만 해도 우루과이는 교역 중 석유 수입이 전체 수입액의 27%를 차지했고, 아르헨티나에서 천연가스를 사들여 올 가스관이 막 개통된 참이었다. 그러나 지금 우루과이의 수입액 1위 품목은 주요 항구도시 곳곳에 설치되고 있는 풍력발전 터빈이라고 영국 <가디언>이 3일 보도했다.

우루과이는 핵발전소가 전혀 없는 ‘핵 청정 국가’이기도 하다. 수력발전소를 마지막으로 건설한 지도 20년이 넘는다. 대신 풍력과 태양력, 바이오매스(생물학적 연료) 등 청정에너지원의 비중을 크게 늘린 덕분에, 수송용 연료를 포함한 나라 전체의 에너지 생산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55%에 이른다. 이는 세계 평균 12%보다 4.6배나 높은 수치다. 지난해 세계은행과 세계야생생물기금(WFF) 등은 우루과이를 ‘그린에너지 리더’ 명단에 올리면서 “우루과이가 신재생에너지 투자의 세계적 흐름을 정의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이번 총회에 우루과이 대표로 참가하고 있는 라몬 멘데스 우루과이 기후정책관은 2017년까지 탄소 배출을 2009~2013년 배출량보다 88%나 감축하겠다고 약속해 세계를 또 한번 놀라게 했다. 우루과이의 에너지 혁명이 기적 같은 신기술로 가능했던 건 아니다. 멘데스 정책관은 “성공의 열쇠는 다소 우직하지만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분명한 의사결정, 정책을 뒷받침할 환경 규제,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꼽았다.

우루과이에선 최근 5년 새에만 에너지 투자액이 연간 국내총생산의 15% 규모인 70억달러로 급증했는데, 일부 액화가스를 뺀 대부분이 신재생에너지 분야였다. 멘데스 정책관은 <가디언>에 “신재생에너지는 건설 및 유지 비용이 낮아서, 투자자들에게 적절한 투자환경만 보장해주면 매우 매력적인 사업”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루과이에선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늘고 투자자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 3년 새 전력 생산 비용이 30%나 줄었다.

우루과이는 상당히 진보적인 사회 개혁과 인권 신장에도 앞장서왔다. 우루과이는 면적이 남미에서 수리남 다음으로 작으며, 인구도 342만명에 불과하다. 주변의 자원부국들과 달리 천연자원도 빈약하다. 그러나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6332달러, 구매력 기준(PPP)으로는 2만497달러로 중진국 수준이며, 오래전부터 초·중등 9년의 의무교육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미 140년 전인 1870년대에 남미 최초로 초등학생 의무교육을 도입했다. 2009년에는 세계 최초로 모든 초등학생에 보급형 노트북컴퓨터를 지급했다.

그뿐 아니다. 2012년에는 남미에서 두번째로 낙태를 허용했고, 이듬해에는 동성 결혼과 마리화나를 합법화했다. 여성 참정권은 1917년에 도입됐다. 이는 영국과 독일(1918년)이나 미국(1920년)보다도 빠른 것이다.

우루과이의 에너지 혁명과 사회 개혁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유명한 호세 무히카 전 대통령과 타바레 바스케스 현 대통령 등 좌파정당 연합체인 광역전선 소속 지도자들이 집권한 2005년부터 2015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추진됐다.

2010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페루 언론인 마리오 바르가스요사는 6일 <가디언>에 “우루과이는 남미의 다른 대다수 나라들과 달리, 탄탄하고 오랜 민주주의 전통이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며 “시민사회의 강력함, 뿌리깊은 법치, 입헌정치를 존중하는 군부 덕에 남미의 스위스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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