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김용호 기자의 환경 이야기 <4> 지구 온난화…그 '불편한 진실'

- "반대론자 비겁한 수법 기술할 것"

"너와 네 동료들은 총살감이다" "네 몸을 조각내서 돼지 먹이로 주겠다" "네가 자살했다는 뉴스를 보고 싶다."

신문에 언급하기가 망설여질 만큼 소름끼치는 이야기들입니다. 이런 협박을 받았다면 누구라도 섬뜩했을 것입니다.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의 마이클 만 교수. 지구 온난화의 상징처럼 된 '하키스틱 그래프'를 1998년에 발표한 과학자입니다. 하키스틱 그래프는 나이테 연구를 통해 최근 1000여 년간 지구의 온도를 조사한 결과 150년 전부터 급격하게 온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이론입니다. 그는 지난 2009년 영국의 한 대학교수와 주고 받은 이메일이 해킹을 당해 온난화와 관련된 데이터를 왜곡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며 지금도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의 집중공격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그가 쓴 '하키 스틱과 기후 전쟁(The hockey stick and the climate wars)'이란 책이 다음달 미국 콜롬비아 대학에서 출판됩니다. 최근 영국 '가디언'이 출간에 앞서 그를 인터뷰했습니다.

만 교수는 인터뷰에서 "협박성 이메일뿐만 아니라 하얀 가루가 든 봉투를 우편으로 받은 뒤 FBI에 신고했던 경험도 있다"면서 "온난화를 부정하는 자들은 하키스틱만 부순다면 온난화 이론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시도 자체는 인류에 대한 범죄 행위"라고 성토했습니다. 그는 "이런 협박이 오늘날 미국 기후학자들이 처한 현실이다. 그러나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여섯살 난 딸을 볼 때마다 내가 싸워야 하는 이유가 더 명확해진다"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구 온난화에 대해 대놓고 부정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북미와 유럽에는 '기후변화 논리'를 허무는 데 일생을 바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서울에서 발행된 한 신문은 미국 워싱턴 타임즈를 번역해 '지구 온난화 지지자들의 치부'라는 칼럼을 실었고, 캐나다의 '글로브 앤 메일'에도 뵈외른 롬보그와 같은 온난화 회의론자들이 가끔 등장합니다. 온난화의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고 수십조 원의 세금을 투입해 재생에너지를 활성화해도 탄소배출 억제 효과가 적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이런 온난화를 둘러싼 논리 전쟁은 교육계에서도 치열합니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한 초등교사가 학생들에게 지구 온난화의 위기를 경고한 영화 '불편한 진실'을 보여줘 문제가 됐습니다. 한 학부모가 학생들을 '세뇌'시키지 말라며 사과와 교사의 해고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온난화 교육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지구온난화가 인간의 활동 때문이라는 IPCC(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간 패널) 시나리오를 가르칠 경우 학생들이 한쪽으로 치우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마이클 만 교수는 다음달 출판되는 책에서 온난화 회의론자들이 사용했던(기후변화를 부정하기 위해) '솔직하지 못한(disingenuous·특히 알면서도 외면하는) 수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회의론자들의 무릎을 꿇릴지, 아니면 다른 논쟁과 협박을 부를지 궁금해집니다.

 

201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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