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국제유가 안전판 생기나? "셰일오일" 개발 붐

김덕준 기자 icon다른기사보기

2013-02-04 [10:25:16] | 수정시간: 2013-02-04 [14:19:29] | 16면

 

'제2의 석유'로 불리는 셰일오일과 셰일가스 채굴이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셰일오일이 국제유가 상승을 강하게 억제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면 수요가 느는데다 투기자금까지 가세하면서 상승세를 타는 게 일반적 예측이다. 그러나 최근 나온 보고서를 보면 석유공급 확대가 늘면서 수급이 안정돼 유가 강세국면이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08년 여름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까지 올라 '승용차 2부제'까지 검토할만큼 어려움에 처했던 우리나라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셰일오일이 유가상승의 안전판 역할을 충분히 할지,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석유 수급 안정될 것"=지난해 말 온라인투자은행인 삭소뱅크는 "셰일오일 공급확대로 서부텍사스원유(WTI)가 2013년엔 배럴당 50달러까지 떨어진다"고 예측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한 상품시장 분석가도 "미국은 현재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분량의 석유를 생산해내고 있다. 이는 유가하락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역시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앞으로 유가가 소폭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채굴 기술 급속히 발달하며
석유 대체 에너지로 각광
미국·러시아·중국 등 주목
유가 상승 억제 역할 기대 속
생산비용·환경문제 우려도


삭소뱅크야 원래 워낙 황당한 예측을 많이 하는 곳이라 그렇다치더라도 BOA-메릴린치나 미국 국가기관에서도 유가 하락을 전망했다는 점에서 당분간 국제유가는 오름폭이 제한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신뢰성 있는 기관에서도 석유공급 확대 폭이 더 커 수급이 안정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도 새로 도입할 액화천연가스(LNG)에는 셰일가스가 포함돼 연료비가 25% 하락할 것을 전제로 두고 마련됐다.

△미국 원유 생산 급증=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은 오래 전부터 탐사를 통해 존재가 확인됐었다. 그러나 채굴비용이 너무 비싸 경제성은 없었다. 그러다 채굴기술이 급속히 발달하고, 국제유가도 배럴당 80~100달러 이상 유지되면서 미국 텍사스와 노스 다코타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채굴이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미국 원유생산은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셰일오일 생산은 2011년 122만 배럴, 지난해 200만 배럴로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국제금융센터 보고서).

EIA에 따르면 미국의 셰일오일 매장량은 332억 배럴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셰일오일 생산 증대로 미국 전체 원유 생산이 2020년엔 하루 1천110만 배럴로 늘어나 사우디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1위 원유 생산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셰일오일은 러시아와 중국도 풍부한 매장량을 갖고 있다. EIA는 전세계적으로는 가채 매장량이 2천400억 배럴로 추정했다.

 

△"유가 강세장 끝났다"=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가인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4분기 이후 100~110달러의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는 물론 경기가 횡보하고 있는 게 큰 원인이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미 원유 생산 증가와 이런 박스권 움직임을 배경으로 "2002년부터 시작된 유가 장기 강세국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더라도 강세국면이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IA는 미국 원유 수입이 갈수록 줄어들어 10년 내 하루 400만 배럴 수준으로 떨어지고 2035년엔 순수출국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의 수입감소로 발생할 중동의 잉여 원유가 아시아로 향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수급이 균형을 이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낙관론 경계 목소리=그러나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연구원은 "(셰일오일은) 탐사와 생산비용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하락세보다는 박스권 움직임을 장기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이광우 책임연구원은 "유가 자체를 떨어뜨리기보다는 유가가 오를 때 상승속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셰일산업의 성장은 분명하지만, 환경문제와 수송 인프라 부족에다 미국 외에서는 개발이 부진한 점을 들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최근 각국에서 유동성을 크게 확대하는 바람에 이들 자금이 향후 국제 석유시장에 투기자금으로 흘러들어가 유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등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 셰일오일이라 해도 국제유가 급등을 막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셰일오일(shale oil)이란

셰일가스가 매장된 셰일층(유기물을 함유한 암석), 즉 모래와 진흙이 굳어진 지하 퇴적암층에 존재하는 원유다. 미국에선 '타이트 오일(tight oil)'로 부르기도 한다. 지하 2㎞ 이상 셰일층까지 기계가 수직으로 내려간 뒤 수평으로 파고드는 수평시추법과 고압 액체를 분사해 암석에 균열을 내는 수압파쇄법으로 채굴한다. 중국의 매장량은 3천억 배럴, 러시아는 1천820 배럴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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