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김용호 기자의 환경 이야기 <8> 대참사 쓰나미의 역설…모든 것 휩쓸고 생태복원

2010년 칠레 해변 쓰나미 후 새로운 동·식물 서식지 복원
- 수년간 안 보이던 생물 출현
- 인공 구조물 폐해 확인된 셈
- 부산도 '칠레 교훈' 되새겨야

지난해 3월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의 시작은 지진에 이은 쓰나미입니다. 그런데도 방사능 누출이 워낙 치명적이어서 그런지 핵과 관련된 기억만 남고 쓰나미의 공포는 가물가물해진 느낌입니다. 지진과 쓰나미는 해변의 모든 것을 쓸어 갔습니다.

쓰나미 이후 동식물의 서식지가 복원됐다거나, 수년간 보이지 않던 생물이 다시 출현했다면 잘 믿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칠레와 미국 연구팀이 이와 관련, 상식과는 다소 엇나가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칠레 UDAC대학 연구팀과 미국 국립과학재단 연구팀은 2010년 1월 칠레 중남부의 마울레와 비오비오 해안을 따라 모래 해변 9곳의 생태계를 조사했습니다. 생태학의 장기 연구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 캘리포니아의 산타바바라 모래 해변 등에서 방파제와 같은 인공구조물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밝히기 위한 것입니다. 조사를 시작한 이후 칠레 해안에 진도 8.8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연구팀은 지진 이후 쓰나미가 덮쳤던 해변을 다시 조사했습니다. 인공구조물과 지진 쓰나미 등 자연재해가 해변에 어떤 영향을 주었으며, 재난을 전후로 생태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기록한 것입니다.

캘리포니아대학 산타바바라 캠퍼스의 해양과학연구소에서 일하는 제니퍼 두간 박사는 "흔히 쓰나미는 해안 생태계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 쓰나미 이후 해변에서 생명체의 높은 폐사율을 확인했다"면서 "그러나 모래 해변의 일부 지역에서는 주목할 만한 생태계 복원이 이뤄지는 것도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모래 언덕에 서식하는 사구식물은 복원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진과 쓰나미로 파괴된 지역의 모래 해변에는 또 다른 새로운 동식물 서식지가 만들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를 이끌었던 UADC의 에두아르도 교수는 "방파제와 같은 구조물은 모래 유실 등으로 인한 해변의 면적 감소뿐만 아니라 생물의 다양성까지 해쳤다"면서 "그러나 지진 이후 땅이 솟아오르는 등 지형변화가 일어나자 유실됐던 해변이 복원되고 동물도 다시 군집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두간 박사는 "해안지역에 대한 인공 구조물의 부정적인 영향이 과소평가 됐으며, 무엇보다 기후변화라는 재앙 앞에 해변은 또다른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에두아르도 교수는 "모래 해변은 해수면 상승에 대비한 가장 우수한 장벽이다. 모래 해변을 돌보는 것은 필수"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일 과학저널 플로스원(PLoS ONE)에 실린 연구결과를 보면서 부산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산의 해안선 길이는 306㎞. 시속 100㎞로 3시간을 달려야 한다니 꽤 긴 거리입니다. 부산의 해안선은 한때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천혜의 자원이라고 했지만 요즘은 그런 말을 하기가 좀 낯 뜨겁습니다. 해운대 등 몇몇 해수욕장을 제외하면 고층빌딩이 해안선을 점령했습니다.

대도시 부산에 이번 연구결과가 적용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슈퍼태풍과 쓰나미에 대비해 방파제를 더 높이 쌓고, 해안을 매립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201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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