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햇빛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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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100개 교당에 햇빛발전소
배선영 기자  |  daria20120527@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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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6.01  16: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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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가 100년을 맞아 “물질이 개벽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 표어에 맞춰 전국 100개의 교당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했다.

100개 햇빛교당은 개교 100년 기념사업이었지만, 햇빛발전소를 100곳이나 설치하기란 쉽지 않았다. 100개 햇빛교당을 발로 뛰며 이뤄낸 원불교환경연대 대표 김선명 교무와 이태옥 사무처장을 만나 그 과정과 왜 종교가 에너지 문제에 앞장서야 하는지를 들었다.

원불교환경연대는 탈핵을 본격 실천하기 위해 2013년 둥근햇빛발전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조합 방식으로 원불교 교당과 기관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조합이 만들어진 지 일 년이 지나도록 단 한 곳도 햇빛발전소를 두지 못했다. 설명회를 열고 직접 찾아가 설득도 했지만, 사람들은 아직 햇빛발전소를 믿지 못했다. 되려 문제점만 지적당했다. 대중에겐 햇빛발전소도, 협동조합도 모두 낯설었다.

이태옥 사무처장은 햇빛발전소에 대한 기술적 면과 원불교 자체가 조합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을 중점으로 교육을 이어나갔다.

원불교를 세운 소태산 대종사는 신자들과 술, 담배를 하지 않고, 일해서 번 돈을 모아 숯 장사를 했다. 그렇게 번 돈으로 간척사업을 벌여 농토 10만 제곱미터를 만들어 원불교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것이 저축조합운동이다.

환경연대는 “대종사님이 1대 조합원장”이라는 점과 햇빛발전소에 대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설득한 결과 2014년 7월 전북교구 덕진교당에 첫 발전소를 설치했다. 이 사무처장은 "제주도만 빼고 전국 어디든 다녔다"고 털어놨다.

  
▲ 원불교 잠실교당 옥상에 설치된 7킬로와트 자가소비형 햇빛발전소 (사진 제공 = 둥근햇빛발전 협동조합)

협동조합은 교당에 설치된 상업용 발전소의 전기를 판 수익으로 조합원에게 배당금을 준다. 10킬로와트짜리 상업용 발전소를 설치하려면 80평방미터 정도의 공간이 필요하고, 2500만 원 정도 든다. (자가소비용은 훨씬 작은 규모도 가능하고, 금액도 적게 든다.) 매년 수익에 따라 배당금을 받고 12년 뒤에 원금을 찾는 방식이다. 시공비가 부담스러운 교당에는 에너지 자립에 뜻을 모은 교도들이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 사무처장은 이런 경험 덕분에 “이젠 뭘 물어도 컨설팅이 가능하다”며 웃었다. 지금은 이렇게 여유롭게 지난 일을 추억하지만, 100곳을 어떻게 채울지 속이 타들어 갔었다. 결국 하나둘씩 이룬 결과 2015년 초에 5퍼센트의 배당금을 나눴다. 현재는 원불교 교당과 학교, 사회복지 기관 97곳에 설치했고, 5곳은 설치 준비 중이다. 이 중 22곳은 상업용, 나머지는 자가소비용이다.

김선명 교무는 집에 자가 발전소를 설치했다. 5인 가구의 지난해 4월 전기요금은 5만 4000원이었는데, 올 4월과 5월에는 0원이 나왔다. 또한 원불교환경연대는 종교적 관념에 머물지 않고 실천한 사례로 인정받아 파리 기후변화협정과 아시아 기후변화컨퍼런스 등에서 사례 발표를 했다.

원불교의 탈핵운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0년대 전남 영광에 핵발전소를 설치하겠다고 했을 때부터다. 이곳에는 원불교가 시작된 성지가 있다. 핵발전 사고로 성지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더해져 교무 100명이 파견됐다. 이태옥 사무처장은 당시 광주대교구 이영선 신부 등 천주교 사제들과 반핵운동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우주만물이 곧 부처”라는 가르침이 원불교의 핵심이다. 처처불상, 즉 곳곳이 부처님이다. 그러니 만물을 대할 때 부처님을 모시는 자세로 마음을 내고 행동해야 한다. 교당에서만 기도할 것이 아니라, 내가 있는 곳이 곧 법당이고 교당이다. 단지 개인의 수행에 머무는 것은 잘못이다. 생활에서의 실천을 강조한다.

우주만물이 우리에게 은혜를 주었다는 천지보은에 입각하면 핵에너지가 인류와 공존할 수 없다. 교리 덕분에 에너지 문제를 잘 받아들인 것도 햇빛교당을 이뤄낼 수 있는 이점이었다. 김선명 교무는 “교무들 중 햇빛발전소 설치에 반대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외부 조건 때문에 발전소 설치가 어려운 곳들이 있다.

  
▲ 안양교당 햇빛발전소 준공식 (사진 제공 = 둥근햇빛발전 협동조합)

원불교환경연대는 햇빛교당 사업 외에도 2012년부터 아이들을 대상으로 여름캠프와 매달 어린잎 자연학교를 연다. 텃밭농사, 천주교 창조보전축제를 보고 벤치마킹한 화석연료없이 살아보기, 기후변화 체험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이태옥 사무처장은 100개 햇빛교당이 “종교이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신앙과 교리라는 기반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는 신자들이 자기소비용 햇빛발전소를 설치하면 에너지 선교가 되지 않겠냐며, “3대 종단도 꼭 각자의 사례를 내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쌓은 노하우도 언제든지 나누겠다고 말했다.

일원의 진리를 깨달아 실생활에서 실행하도록 가르치는 종교, 원불교는 1916년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미래에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해 정신문명이 크게 약해질 것을 예견하고 인류 정신문명을 이끌 새 종교로 원불교를 세웠다. 현재 전국과 해외 26개 나라에 교당 500여 개가 있으며,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05년 기준으로 신자는 13만 명이다.

한편, 서울교구에 햇빛발전소는 영등포, 대치, 구로, 신림, 신촌, 개봉, 송천, 장충, 화곡, 마포, 상계, 구의, 잠실 교당 등 34곳에, 강원교구에는 김화, 강원 교당에, 경인교구에는 동안양, 수원, 의왕 교당 등 6곳에 설치돼 있다. 광주 전남과 대구 경북, 부산, 울산, 영광, 전북 교구 등에도 있으며, 발전소 목록은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신자 수가 훨씬 많은 천주교는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태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발표하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햇빛발전소 같은 구체적 실천은 아직 부족한 편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에는 목3동 성당과 우면동 성당, 새로 지은 서울교구청, 그리고 정동에 있는 작은형제회 등 4곳에 햇빛발전소가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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