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그늘에

 

라일락 그늘에

 

날리는 꽃잎에 가려

끝내

읽지 못한 마지막 그

한 줄.

 

흐린 시야엔 바람이 불고

꽃잎은 분분히 흩날리는데

무슨 말을 썼을까.

 

오늘은

햇빛이 푸르른 날,

라일락 그늘에 앉아

네 편지를 읽는다.

 

아무래도 보이질 않는구나.

네가 보낸 편지의 마지막

한 줄,

무슨 말을 썼을까

 

맑은 날,

네 편지를 들면

아프도록 눈이 부시고

흐린 날,

네 편지를 들면

서럽도록 눈이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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