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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우주에서의 879일 “남·북극의 오로라는 다르다”
                                            입력 2016.04.10 (09:08) | 수정 2016.04.10 (09:47) 취재후 | VIEW 1,705
    ■ 우주 공간에 879일 체류

    겐나디 파달카
                         
    여기 한 우주인이 있다. 그의 이름은 겐나디 파달카(57살). 러시아 우주인인 그는 지금까지 5차례 우주 비행 임무를 완수했다. 생애 통산 879일, 무려 2년 5개월을 우주 공간에 머물러 이 분야 신기록을 세웠다.

    2차례 우주비행에서는 각각 200일 정도를 우주정거장에 머물렀다. 그 비좁은 공간에서 어떻게 그리 긴 시간 동안 견딜 수 있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

    우주 공간에서 가장 오래 머문 사나이, 겐나디 파달카를 만나기 위해 유리 가가린 우주비행사 훈련센터를 찾았다.

    ■ 유리 가가린 우주센터

    유리 가가린 우주센터유리 가가린 우주센터


    유리 가가린 우주센터는 1960년 1월 11일 설립됐다. 1년 뒤 첫 졸업생이 배출됐고, 1961년 4월 그중에 한 사람인 유리 가가린이 세계 최초로 우주비행에 성공해, 인류 최초의 우주인이 됐다. 그의 이름을 따서 '유리 가가린 우주센터'로 명명하게 됐다고 한다.

    우주 정거장 모형우주 정거장 모형


    유리 가가린 우주센터에는 국제우주정거장 모형, 소유즈 우주선 모형, 중력 가속도 체험 장비, 우주복 착용 실험실 등 다양한 우주비행사 체험 장비들이 갖춰져 있다. 우주비행사 한 명을 배출하는 데는 최소 6년의 훈련 기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1층 복도에는 그동안 이 우주센터를 거쳐 간 세계 각국 우주인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 우주인조차 국제우주정거장에 가기 위해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한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챌린저 폭발 사고 이후 2011년 7월을 마지막으로 우주왕복선 사업을 접었다. 지상에서는 이념의 차이로 다투고 상처를 주지만, 우주공간에서는 같은 목표를 놓고 서로 협력하는 것이다.

    아래는 파달카와 가진 인터뷰 전문이다.

    ■ 파달카와 단독 인터뷰

    국제우주정거장(ISS)국제우주정거장(ISS)



    우주정거장에서 하루 일과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 지구에서처럼 아침 6시나 6시 반에 일어나면서 일과가 시작된다. 일어나서 면도, 양치질, 세수하고 아침 식사를 한다. 아침 식사 후에는, 모스크바, 휴스턴, 츠쿠바 센터 등 지구상 각국의 컨트롤 센터와 하루 일과를 배정하는 화상 회의를 한다.

    그리고는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데, 보통 과학 실험, 장비 교체, 우주 유영 준비 등 각자가 고유한 업무를 수행한다. 점심 전에는 운동을 한다.



    반드시 하루에 2시간 반 정도 운동을 한다. 러닝머신도 있고, 체력측정용 자전거 등이 있다. 운동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운동 후 점심을 먹고 다시 일과를 계속한다.

    하루 일과는 저녁 6시나 7시쯤 끝나는데, 마무리 회의를 보통 갖고 나면 자유시간이다. 영화를 보기도 하고, 인터넷을 검색하기도 한다. 우주정거장에 Wifi가 있어서 원하는 자료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지구 상 어느 곳과도 연결되는 전화가 있어 화상통화를 하기도 한다. 음악을 듣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우주정거장 창문을 통해 지구의 모습을 촬영하면 아주 선명하게 찍힌다.

    무중력 상태에선 어떤 느낌인가? 불편한 점은 없는가? 잠은 잘 오는가?

    - 무중력 상태에선, 무거운 화물을 옮기기 쉽다. 지구에선 하기 힘든 일인데.

    그러면 쉽지 않은 일은? 무엇이든 고정시켜야 한다는 거다. 밥 먹을 때도. 안 그러면 날아가 버리니까.

    잠자는 것은 위, 아래 개념이 없다. 때로는 거꾸로 서서 잠자기도 한다. 처음에는 정신적으로 이런 데 적응하기 매우 힘들다. 그러나, 결국 습관이 돼 버린다. 물론 적응 단계를 거쳐서 말이다.

    우주공간에 오래 머물다 보면 외로움, 우울증 같은 것은 없나?

    - 물론, 우주정거장은 폐쇄된 공간이고, 아주 한정된 사람들과 생활하는 곳이다. 그래서 정신적 지원을 해주는 그룹이 있다. 개인적 의사나 심리학자들과 화상으로 개별 면담을 갖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개개인이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견뎌낼 수 있을 만큼 정신적으로 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한가지 금언(golden rule)이 있다. "절대 다른 사람과 벽을 쌓지 말 것". 당신의 자유가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

    승무원 전체의 생명이 각각의 사람에게 달려 있다. 그래서, 안전이 최우선이긴 하지만, 선내 분위기는 민주적이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외로움을 극복하는 길이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본 지구의 오로라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본 지구의 오로라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은 어떤가?

    - 지구만큼 아름다운 '공(ball)'은 없는 것 같다. 북극과 남극의 오로라는 색깔이 다르다. 북극의 오로라는 녹색이고, 남극의 오로라는 자주색이다.

    도시의 야경은 정말 아름답다. 낮에는 스모그가 끼여 별로인데, 밤에는 중국, 한국의 도시들 야경이 환상적이다. 일몰과 일출도 아름답다, 물론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지만.

    우주 공간에서 그리웠던 것은?

    - 지구적인 것들. 비, 바람 소리 등 자연적인 것들이 무척 그립다. 풀냄새도 그리웠다.
    우주정거장에는 온도가 항상 일정하니까. 덥거나 추운 것도 그립고.

    영화 ‘마션’의 한 장면영화 ‘마션’의 한 장면



    최근 영화 '마션'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가능한 일인가?


    - 사실이다. 우주정거장에 온실이 있어서 작물을 재배한다. 나는 땅콩, 무, 밀을 키웠다. 내 동료는 샐러드 잎을 키워서 실제로 먹기도 했다. 우리에겐 올리브 오일도 있어서 지구에서 같은 샐러드 맛을 느껴보기도 했다.

    소유즈 우주선 모형소유즈 우주선 모형



    우주개발에 있어 국제적 협력은 어떻게 가능한가?


    - 이것은 소유즈 우주선 모형이다. 국제우주정거장까지 우주인을 데려다 줄 교통수단 이자 유사시에는 탈출선 역할을 한다. 미국 우주인도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한다.

    오늘날 소유즈 우주선이 유일한 교통수단이어서, 우주에서 국제협력의 아주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지상에서는 정치적으로 몇 가지 의견 충돌이 있다는 점을 나도 이해한다. 그 때문에 러시아가 제재를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리 파트너들에게 값을 매길 수 없는 도움을 제공하고 있지 않은가. 정말 하늘에 감사할 일이다.

    우리의 지도자들과 파트너들의 지도자들이, 지상에서의 의견 충돌 때문에 우주에서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지혜를 갖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따라서 우리가 협력하면 장거리 우주비행도 충분히 가능해진다.

    한국과 러시아가 우주에서 협력할 수 있을까?

    - 나는 한국과 러시아가 미래의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한다. 한국은 전자 분야가 아주 잘 발달돼 있다. 러시아는 좋은 로켓이 있다. 한국과 러시아는 우주개발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환경 분야 특히,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문제에 있어 잘 협력할 수 있다. 한국으로부터 값을 매길 수 없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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